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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가 없는 세상에 어느날인가 큰 물이 들기 시작했다.
물은 들과 산을 채우고 바다까지 품에 안았다.
세상에 큰 물이 든것은 3천년 또는 5천년 전이라는
아스라한 전설로만 내려 오다
기어코 하늘 문이 다시 열려 큰물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은 삼년의 낮과 밤을 내렸고 이제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
물 안에 잠겨 세상 밖에 보이는 것은 오직 하나
삼천년을 자럈다는 백장 높이에 30장의 둘레를 가진
소나무 한그루 뿐이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소나무도 큰 물 앞에는 뿌리를 내주어야 했고
커다란 옹이 구멍을 하늘 아래 내보이며
하염없이 물기를 따라 흘러갔다.
그렇게 흐르기를 삼년이 지난 어느 날
천년 학의 다섯배를 산다는 거북이 물 속 세상을 떠나
물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거북이 삼일 낮과 밤을 오르자 희미한 빛이 보였고
기대와 두려움에 거북은 수면 위로 고개를 내 밀었다.
그때였다
무엇엔가 맞춤이나 한듯, 거북의 목은 소나무의 옹이 구멍에
끼었고 소나무와 거북은 한몸이 된듯 물길을 따라 흐르며
세상 구경을 했다,
세월을 흘렀고 팔만 사천년이 지난 어느날
거북은 다시 생명으로 환생했고
이, 가 없는 세상에 큰 물이 들기를 다시 기다렸다.
행여 지난 어느 세월처럼
세상 구경을 다시 하던 날 수면을 차고 오르던 목아지가
소나무 옹이 구멍에 끼운다 해도
우연은 얼마나 장대하고
신비한 인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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