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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황학동) 도깨비 시장을 둘러보다
부끄러운 흔적을 지우는 만물상 앞에 멈추어 섰다.
존재의 가치를 버림받은 손때의 온기들이
싸늘한 죽음으로 남는 시간
아직 누군가의 핏기가 남아있는 예도 한 자루를
천 원짜리 두장과 맞바꾸고 돌아선다.
휭단보도 반쯤 건너다 멈춘 자리
자동차의 속도계가 끝을 향해 내달리고
의식의 한중간 정오의 싸이렌이
뚜~우 운다.
마지막 탈출구를 향하여
내 던져진 그림자는 어디에서 멈출지
시간이 멈춘 신호등은 불길 속으로 뛰어들고
촉 없는 화살이 가슴을 찔러 온다.
아~ 아 ~ 빌어먹을 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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