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9 22:29

海道

(*.88.169.149) 댓글 0 조회 수 10105 추천 수 0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海道

 

 

그의 하루는 칼을 가는 일로 시작된다.

새벽이 거침없이 밀려오던 날

오래 숨을 죽였던 안개비가  몸부림을 쳤고

수 삼년을 손에 익은 칼은 손 안에서 겉돌았다 

 

 

등 푸른 생선이 유난히도 많이 잘려지던 한 낮

그의 손톱 밑으로 어느 물고기의 가시인지 모를

은밀함  하나 숨어들었고

칼질을 할 때마다 들어 올린 손안에서는

먼 바다에서 보내는 해독 할 수 없는 암호가

세상을 향해 퍼져 나갔다

 

피조차 흘릴 수 없고

외마디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직각의 오후

먼 바다를 향해 기치를 세웠던 날렵한 지느러미는

변방의 그늘 속으로 숨어들고

탄식에 멱을 잡힌 늙은 청춘들이 취기를 안고 쓰러진다.

 

불현듯 가슴 아래로 송곳 끝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퇴화의 길을 걷는 고래의 물숨 자리가 내 뱉는

오래된 기억 저 아득함 속에서........ .


그리움이 남은 자리 새로운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52 2021년의 어느 날.   id: 백성민백성민 4442 2021.09.16
51 4월 그날...   id: 백성민백성민 8646 2014.04.24
50 格撥文 (격발문)   id: 백성민백성민 22592 2012.10.28
» 海道   id: 백성민백성민 10105 2013.09.09
48 가난도 사랑이다.   id: 백성민백성민 6909 2018.06.10
47 개새끼   id: 백성민백성민 11751 2012.10.21
46 거리에서   id: 백성민백성민 4698 2020.12.26
45 고목과 꽃잎에 대한 이야기   id: 백성민백성민 10672 2013.09.22
44 귀휴,   id: 백성민백성민 5857 2018.03.30
43 그대 그리고....   id: 백성민백성민 5911 2019.03.09
42 그랬으면 좋겠네   id: 백성민백성민 4726 2020.12.26
41 길 (페이소스)   id: 백성민백성민 9510 2013.10.21
40 너에게로 가는 길.   id: 백성민백성민 5759 2019.03.09
39 노량도   id: 백성민백성민 6702 2017.05.06
38 당신이 손.   id: 백성민백성민 5333 2020.01.10
37 마음 자리   id: 백성민백성민 4719 2020.12.26
36 무제   id: 백성민백성민 13969 2012.10.19
35 문득   id: 백성민백성민 21503 2012.04.10
34 분노   id: 백성민백성민 12668 2012.09.30
33 분노   id: 백성민백성민 5921 2019.03.0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