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by 백성민 on Mar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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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알지 못했다는 변명 같은 한 나절을 보내고

너를 마주한다.

가볍게 울리던 잠시 라는 말이

힘겹게 받혔든 오후

 

너는 때도 없이 핀 얼음 꽃처럼

또는 이제 막 햇살을 막아선 그림자 안에서

한 숨을 들었다 놓는 순간이었을까?

 

앞서지 못한 준비는

숨어든 통증처럼 내 안에 머물고

움켜 쥔 주먹 사이로 뜨거움 한 덩이가

울컥 거린다.

 

세월을 쌓아도 익숙지 못한 것이 이런 것일까

마주 섰던 눈빛 안으로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빛 한 줄기가

천천히 허물어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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