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9 22:29

海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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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道

 

 

그의 하루는 칼을 가는 일로 시작된다.

새벽이 거침없이 밀려오던 날

오래 숨을 죽였던 안개비가  몸부림을 쳤고

수 삼년을 손에 익은 칼은 손 안에서 겉돌았다 

 

 

등 푸른 생선이 유난히도 많이 잘려지던 한 낮

그의 손톱 밑으로 어느 물고기의 가시인지 모를

은밀함  하나 숨어들었고

칼질을 할 때마다 들어 올린 손안에서는

먼 바다에서 보내는 해독 할 수 없는 암호가

세상을 향해 퍼져 나갔다

 

피조차 흘릴 수 없고

외마디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직각의 오후

먼 바다를 향해 기치를 세웠던 날렵한 지느러미는

변방의 그늘 속으로 숨어들고

탄식에 멱을 잡힌 늙은 청춘들이 취기를 안고 쓰러진다.

 

불현듯 가슴 아래로 송곳 끝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퇴화의 길을 걷는 고래의 물숨 자리가 내 뱉는

오래된 기억 저 아득함 속에서........ .


그리움이 남은 자리 새로운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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