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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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가슴으로
낯설은 사내와 마주 앉아
놀음채 없는 화투를 친다.
한 번을 쳐도 지고,
두 번을 쳐도 지고,
세 번, 열 번을 쳐도 진다.

신(神)의 조악함이다.
성실한 인간들은 신(神)으로 인해 죽어가고
신(神)으로 변한 인간들만 살아간다.

낯설은 사내와 마주앉아 치는 화투
사내는 영악한 손놀림으로 광만을 짝지어 가고
내 손에 맞혀지는 풍껍질 두 장과 흑싸리 껍질 두 장,
패덕한 인간사와
세월의 낯이 두꺼워져
모진 비바람에도 씻겨지지 않는다.

놀음채 없는 화투가 끝이 나고
사내는 일어서며 웃는다.
신(神)의 조악한 표정으로....... .


낮달의 미소가 머물면 발표된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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