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0 11:36

工氏의 일상.

(*.88.169.209) 댓글 0 조회 수 13918 추천 수 0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工氏의 일상.

 

천국동과 황산벌을 오가는 7번 버스의 종점에

마지막 버스가 들어오면

배차원인 공의 일과도 끝이 나고

자정을 넘긴 시간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차부를 나서 가로등마저 어두운 골목 길

바튼 기침 나는 발걸음이 무거웁고

단칸 방 이불 속에 선잠이 들어있을 아내가

매운바람처럼 폐부를 찔러 온다.

 

가출한 아들과

어느 자리에서 웃음을 팔고 있을지 모를 큰딸의

젖은 눈매가 허청 걸음을 걷게 하고

멈추어진 걸음은 자지러지듯 비명을 지르는

쪽문 앞에 서서 큰 숨을 들었다 논다.

 

방문을 열면 반갑지 않은 찬바람이

먼저 들고

아내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새벽을 걱정하며

꿈결인 듯 다섯 시 십 분을 약속한다.

불을 끄고 아내의 등 뒤로 옹송그레 몸을 뉘이면

잃어버린 고향이 보이고

쫓기듯이 쪽문을 나와 서툰 걸음을 옮기면

왼발을 디디면 오른쪽 어깨가 기울고

오른 발을 디디면 왼쪽 어깨가 기우는

세월의 무게를 가늠해 본다.


낮달의 미소가 머물면 발표된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37 - 오살 할   id: 백성민백성민 21406 2013.05.05
36 남근제 3   id: 백성민백성민 21300 2013.04.09
35 자정 미사   id: 백성민백성민 20785 2012.06.12
34 남근제 1   id: 백성민백성민 20324 2013.04.09
33 오 수   id: 백성민백성민 20228 2012.06.24
32 남근제 2   id: 백성민백성민 19553 2013.04.09
31 人 生   id: 백성민백성민 19468 2012.06.17
30 길 2-- 1   id: 백성민백성민 19292 2012.08.08
29 지상에서 건지는 마지막 한 마디   id: 백성민백성민 18095 2012.11.25
28 물오름 달   id: 백성민백성민 15960 2013.03.31
27 길 2~2   id: 백성민백성민 15940 2012.08.10
26 절규 1   id: 백성민백성민 15394 2012.05.06
25 세 월 .   id: 백성민백성민 15291 2012.05.06
24 고물장수 工氏   id: 백성민백성민 14874 2013.03.16
» 工氏의 일상.   id: 백성민백성민 13918 2013.03.10
22 14번째의 표적.   id: 백성민백성민 13174 2013.06.30
21   id: 백성민백성민 13011 2012.03.25
20 비트.   id: 백성민백성민 12753 2012.12.02
19 몰락   id: 백성민백성민 11543 2012.08.18
18 헤후   id: 백성민백성민 11365 2012.07.01
Board Pagination ‹ Prev 1 2 Next ›
/ 2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