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0 11:36

工氏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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工氏의 일상.

 

천국동과 황산벌을 오가는 7번 버스의 종점에

마지막 버스가 들어오면

배차원인 공의 일과도 끝이 나고

자정을 넘긴 시간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차부를 나서 가로등마저 어두운 골목 길

바튼 기침 나는 발걸음이 무거웁고

단칸 방 이불 속에 선잠이 들어있을 아내가

매운바람처럼 폐부를 찔러 온다.

 

가출한 아들과

어느 자리에서 웃음을 팔고 있을지 모를 큰딸의

젖은 눈매가 허청 걸음을 걷게 하고

멈추어진 걸음은 자지러지듯 비명을 지르는

쪽문 앞에 서서 큰 숨을 들었다 논다.

 

방문을 열면 반갑지 않은 찬바람이

먼저 들고

아내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새벽을 걱정하며

꿈결인 듯 다섯 시 십 분을 약속한다.

불을 끄고 아내의 등 뒤로 옹송그레 몸을 뉘이면

잃어버린 고향이 보이고

쫓기듯이 쪽문을 나와 서툰 걸음을 옮기면

왼발을 디디면 오른쪽 어깨가 기울고

오른 발을 디디면 왼쪽 어깨가 기우는

세월의 무게를 가늠해 본다.


낮달의 미소가 머물면 발표된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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