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칼(刀)
섬돌을 짊어지고 자고 깬 아침
머리맡에는 침묵을 지킨 칼날이 울고
배곯은 창자가 따라 운다.
칼날을 움켜쥔다.
서늘한 괘감이 충동을 자극하고
식충을 잡아낼 생각으로 배를 가른다.
촉수는 오장육부를 탐색하고
심장은 더러워졌다.
이미 베어진 칼날에
치료할 수 있는 상처가 아물기도 전
칼날이 다시 울고
아픈 핏줄이 숨을 삼킨다.
무뎌진 칼날이 운다.
생의 한 부분 보일 수 없는 치부를 감춘 탓으로
칼을 갈아야 한다.
짊어진 섬돌을 내려
어둠의 끝을 갈듯
천 년을
만 년을 갈아야 한다.
찾을 수 없는 식충이던
찾아지지 않는 식충이던
칼은 칼의 의미로 갈아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17 | 길 2-- 1 | 백성민 | 19491 | 2012.08.08 |
16 | 길 2~2 | 백성민 | 16142 | 2012.08.10 |
15 | 몰락 | 백성민 | 11796 | 2012.08.18 |
14 | 꿈꾸는 바다. | 백성민 | 11125 | 2012.09.16 |
13 | 공씨의 일상 2 | 백성민 | 11161 | 2012.11.04 |
12 | 지상에서 건지는 마지막 한 마디 | 백성민 | 18332 | 2012.11.25 |
11 | 비트. | 백성민 | 12988 | 2012.12.02 |
10 | 침묵, | 백성민 | 10742 | 2012.12.16 |
9 | 工氏의 일상. | 백성민 | 14124 | 2013.03.10 |
8 | 고물장수 工氏 | 백성민 | 15090 | 2013.03.16 |
7 | 물오름 달 | 백성민 | 16208 | 2013.03.31 |
6 | 남근제 4 | 백성민 | 11016 | 2013.04.09 |
5 | 남근제 3 | 백성민 | 21517 | 2013.04.09 |
4 | 남근제 2 | 백성민 | 19807 | 2013.04.09 |
3 | 남근제 1 | 백성민 | 20549 | 2013.04.09 |
2 | - 오살 할 | 백성민 | 21618 | 2013.05.05 |
1 | 14번째의 표적. | 백성민 | 13401 | 2013.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