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6 11:45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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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달빛에 걸려 누운 그림자가

손을 들어 가리킨다.

손끝에 걸린 달그림자는 누덕누덕 기운 어제의 추억 속으로 또박거리며 걸어 들어간다.

살풋 구름이 달을 가리고

흔적이 사라진 그림자만 깊은 암혈 속으로 바람을 불러들이다

이내 한웅 쿰의 각혈을 시작한다.




뭉턱뭉턱 씹어진 쓸개의 담즙이 다 용해도 되기 전

마른 대 빗자루 하나든 사내가 걸어오고 제 구실도 할 수 없는 누운 그림자를 향해

카악~ 소리를 모아 응혈된 침을 뱉는다.




그림자가 일어나도 응혈된 바닥의 침은 묻어 일어나지 않는다.

빗자루의 쓰임새는 낮은 곳으로의 시작으로 흔적을 남기고

그림자의 묵혼 에도 상처가 남는다.




어느 늙은 취객의 소리침은 울림을 담지 못한 채

시린 통증의 손끝으로 어둠을 파헤치고

형장에서 보는 마지막 빛을 아끼듯, 무거운 한숨 소리와 함께 암혈의 구렁 속에서

빛의 입자들을 캐어 담는다.




밤새 어둡고 서툰 길을 걸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축축한 상념 속에서 낡은 줄을 던져

힘주어 잡아 당겨도 천년의 세월처럼 멀리 있었야만 하는,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너는

이제야 진정한 놓아짐을 둔다.




발아래에는 누군가 버린 혼돈들이 수북이 쌓여가고 저무는 하루의 온당성을 찾지 못하는

깊은 그림자 하나가 쓸려짐을 기대하는 것은 달빛에 걸린 어제의 노동 탓이다.

오지 않는 새벽은 침으로 얼룩진 바닥에 누워 일어나줄 모르고 작부의 시린 노랫가락 속에서

푸념처럼 불러보는 너는 어느 날에나 숨어서 오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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